가족을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어요 - 마인드카페[고민|집착|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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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커피콩_레벨_아이콘Midnight43
9달 전
가족을 사랑하지만 벗어나고 싶어요
얼마 전 오은영 박사님이 출연하시는 프로그램에서 닫힌 가족주의라는 용어를 접하고 딱 우리 가족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가족은 제가 어릴 때부터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매우 중요시했고, 제가 21살이 된 지금도 매주 주말에 가족들과 외식과 외출을 즐기는 것이 루틴으로 정해져있을 정도에요.만약 제가 주말에 다른 약속을 잡게 된다면 괜찮다면서도 가족들이 서운해하는 게 느껴지고 그러다보니 마음이 불편해서 웬만하면 다른 약속을 잡지 못하게 되더라구요. 화목하고 가정적인 부모님과 가족을 사랑하는 어린 동생이 있어 부럽다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하지만 몇 년 전 아버지의 외도로 가족 관계가 휘청이면서 저는 우리 가족이 보여주기식으로 화목한 척만 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외도 사건 이후 한동안 가족 분위기가 살얼음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는 아무렇지 않아 보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다만 가족과의 시간에 집착하는 정도가 이전보다 더 심해졌죠.. 저는 성인이 되고 난 이후 대학 동기들이나 주변 친구들의 삶을 보면서 저도 저렇게 자유롭게 젊음을 누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가족도 좋지만, 저도 이제 친구들이랑 연인이랑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죠. 제 취미 생활인 글쓰기나 게임도 마음대로 즐기고 싶었어요. 당연히 가족들은 서운해하고 싫어했어요. 제가 변했다며 매정한 딸, 차가운 누나라고 하시더군요. 제가 이런 문제로 대학 상담 센터에서 상담을 받았을 때, 상담사분께서 제가 가족들에게서 정신적인 독립을 이루어내는 과정이라고 하셨어요. 상담 이후 저는 용기를 내서 엄마에게 가족과 분리된 삶을 존중받고 싶다고 말씀드렸고요. 처음에는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게 말할 수 있냐며 상처 받았다고 하시던 엄마는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제 말이 맞다며 서로 개별적으로 존중하자고 하셨는데, 지금은 또 다시 부모가 되어서 자식에게 이 정도 간섭도 못하냐고 하세요.. 요즘 맨날 하시는 말씀이, 너는 그냥 네 인생에서 우리가 다 신경 끄길 원해? 그럴거면 부모나 가족이 왜 필요하니. 엄마는 그냥 이 집 식모고 아빠는 그냥 돈 벌어오는 기계야? ..라고 자주 하시는데요. 이 말씀을 들으면 정말 제가 철없는 소리를 했던 거 같아 죄송한데 또 돌아서면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몰라주는 엄마가 짜증나고 미워요. 그리고 진심으로 궁금하기도 해요. 정말 내가 철없는 소리를 하고 있는걸까? 엄마 말씀대로 가족이란 뭘까. 부모님이 자녀를 키워주신 은혜를 갚기 위해서는 이 정도 간섭과 집착은 당연히 감당해야하는 걸까? 정말 뭐가 답인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저와 동생을 위해서 많은 걸 참고 희생하셨다는 걸 알아서 더 어려운 거 같아요. 같이 사는 이상 계속 이 갈등은 지속될 거고, 당장 독립하기에는 가정형편도 별로 넉넉치는 않아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냥 독립이 가능할 때까지만 참으며 사는게 최선일까요?
스트레스
전문답변 추천 0개, 공감 11개, 댓글 1개
상담사 프로필
황서현 님의 전문답변
프로필
9달 전
가족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마카님께
#가족 #관계 #스트레스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전문상담사 황서현입니다. 마카님의 사연을 읽고 답변을 남깁니다.
[공개사연 고민요약]
마카님께서 현재 가족 관계에서의 갈등으로 고민이 많으시군요. 마카님은 가족과 분리되고자 하는 마음이고 가족, 특히 어머니께서는 가족들이 서로 밀착되기를 바라시는 것 같네요. 이러한 상반되는 바람으로 갈등이 계속 커지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아버지의 외도로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고 화목하다고 느꼈던 가족 관계도 진짜가 아닌 것 같아 배신감과 상실감을 크게 느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사건 이후 어머니의 가족 관계에 대한 집착이 더욱 심해져 마카님의 자율성이 계속해서 침해당하고 있군요. 마카님께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고 독립되고 싶은 욕구를 이야기할 때마다 어머니께서 마카님에게 죄책감을 유발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네요. 때문에 마카님이 자연스러운 욕구에 대해 자책하는 마음이 생기셨던 것 같습니다.
[고민과 관련된 원인 분석]
마카님께서 지금 21살이시군요. 그 시기는 가족으로부터 독립하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때입니다.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나만의 생활양식을 만들고 싶고 자율성을 키우고 싶어하는 시기이죠. 부모님이 나에게 관여하는 것이 불편하고 귀찮게 느껴지는 것이 너무 당연한 때입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자유롭고 재밌게 느껴지고, 나 혼자만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게 느껴지죠. 이런 당연한 감정과 욕구들을 마카님의 가족들은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분리되고자 하는 마카님을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으로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건강한 가족 관계는 밀착된 관계가 아닙니다. 적당한 거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 건강한 관계입니다. 서로의 감정과 자율성을 인정해주며 존중하는 것이 성숙한 가족 관계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마카님의 가족 관계는 많이 밀착된 관계로 보입니다. 너무 거리가 있는 관계도 좋지 않지만 아주 밀착된 관계도 건강한 관계가 아닙니다. 이런 관계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관계에서 버림받는다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누군가가 이 관계에서 멀어지려고 하면 크게 분노하고 비난하며 이탈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어머님께서 아버지의 외도로 가족 관계에 대한 집착이 더 심해지셨다면 어머님이 가족 중 가장, 다른 사람이 자신을 떠나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큰 사람인 것으로 보입니다.
[해결방안과 대처에 대한 방향 제시]
가족들이 자율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마카님의 욕구를 좌절시키고 죄책감을 느끼게 할 지라도 그것이 마카님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마카님은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을 겪고 계십니다. 독립이 나의 자율성을 발휘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독립하는 것은 현실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죠.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나의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저번처럼 어머니에게 나의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거에요. 당연히 어머님이 들어주실 때도 있지만 마카님이 잘못이라며 비난을 하실 수도 있어요. 그럴 때 조금 어렵겠지만 동요하지 않고 의연하게 계시는 것이 어머니의 집착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될 거에요. 어머니는 마카님이 독립하려고 하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 마카님이 그러지 못하도록 비난을 하는 것이거든요. 하지만 의연하게 있는 모습을 보면 이 방법이 틀렸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나중에라도 알게 되실 거에요. 다시 한번, 중요한 것은 가족에게서 분리되고자 하는 욕구는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전혀 죄책감을 느낄 일이 아닙니다. 부모의 최종 목표는 자식을 독립시키는 거에요. 제대로 분리되지 못한 관계는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마카님께서 건강하게 자신의 자율성을 키우고 발휘하여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겠습니다.
마카님의 이야기를 조금밖에 듣지 못하여 짧게 답변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고민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마인드카페의 전문상담사를 찾아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