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비행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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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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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어릴때부터 아버지가 지방에서 일을 하셔서 아버지 얼굴을 거의 못보고 살았다 엄마는 어린 두 자식을 데리고 혼자 육아를 해야했고 아빠의 돈을 빌려오라는 독촉전화를 받고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당시 아버지는 여자는 바깥일을 하면 안된다고 여기던 보수적인 사람이였던 탓에 엄마는 많이 답답했을거 같다 그래서였을까 동네아주머니들과 십원짜리 화투라며 치기 시작했다. 우리가 걱정스러운 말을 보태도 엄마는 괜찮다며 동전가지고 노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다 이제 항상 아버지가 없는 우리집이 하우스가 됐다 엄마는 뽀찌를 받는 사람이 됐다. 실평수 11평밖에 안되는 그 작은 집에서 밤낮으로 화투를 쳐댔다. 우리는 안방을 내어줄 때도 있었고 반대로 안방에 갖혀서 화장실도 못가고 참아야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 이제 엄마가 일을 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밤에.. 나는 밤에 나가지 말라고 했다. 윗집에 사는 친구 엄마처럼 엄마가 성실하게 공장에 다니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나도 남들에게 떳떳할 수 있을텐데… 엄마는 아가씨나오는 술집 찌라시를 돌리는 일을 했다 너무 혐오스러운 그런 산업에 엄마가 우리가족이 기생해서 근근히 살아간다는 생각에 수치스럽고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제 내 나이 삼십후반 엄마는 과연 바뀌었을까? 한순간에 일탈이였으면 좋겠지만 삼십년간 하나도 바뀐게 없다 도박은 스케일이 더 커졌고, 그 중간에 바람도 몇번피고 두번이나 그 남자들에게 큰 돈을 사기 당했다 다행히 외할아버지가 두번 재산을 증여해 주셨는데 첫번째돈도 남자에 미쳐서 세입자에게 줄 돈을 사기 당하고 수억의 빚을 지고 두번째는 우리몰래 있던 1억넘는 사채빚을 갚았단다.. 그래서 아무리 외갓집에서 도와줘도 우리는 너무 가난하다. 이제는 오래되서 곰팡이 핀 11평 집을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 히키코모리처럼 생활한지도 오래다 왜 내가 엄마때문에 이런 고통을 받아야하나. 아빠가 아빠답게 엄마를 좀 감시하고 책임졌으면 좋겠는데 우리는 이제 너무 버거운데.. 엄마의 진짜 얼굴을 아는건 우리뿐이고 아빠도 모른다. 우리는 철저히 엄마를 위해 모든걸 숨겨줬다. 그래서 남들은 우리가 나쁜 애들이라고 생각하겠지.. 누구한테 털어놓을 수도 없고 나 자신도 꺼내서 마주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얼마전부터 글로 써보고 있다. 글로 써서 내 눈으로 확인할 수록 놀랍다. 근데 왜 나는 이런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던 걸까 엄마가 도박중독이라는 걸 깨달은것도 최근이다 조용히 스며들어와서 너무 자연스러워서 눈치채지 못한걸까 아님 우울증이였나… 엄마의 비행은 지금고 진행중이고 끝나지 않을거 같아서 내 발목을 잡을거 같아서 엄마를 생각하면 무엇을 할 힘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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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답변 1, 댓글 6가 달렸어요.
상담사 프로필
송주영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2년 전
엄마와 나는 다른 존재, 다른 삶입니다.
#부모의영향
#도박중독
#무력함
#내삶을살자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송주영입니다. 너무도 버겁고 고통스러운 기억일텐데 이렇게 용기내어 글을 남겨주어 고맙습니다.
📖 사연 요약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는 외지에 나가 계셨고 엄마 홀로 아이들을 양육하시다 도박과 안좋다고 여겨지는 일을 시작하시게 되었군요. 그 사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여전히 그게 현재 진행중이라 답답하고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막막함을 느끼고 계신것 같아요.
🔎 원인 분석
마카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먹먹하고, 힘이 드는데 그 모진 세월들을 어찌 견뎌오셨을까요.. 자식으로서 그런 시간들을 고스란히 지나온 마카님.. 정말 고생많았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아버지는 어린 시절부터 외지로 나가 계셔서 아버지의 따뜻한 품도 잘 모르고 지내는데 엄마에게 돈마련을 요구하는 아빠의 전화들.. 그 전화와 정신없이 바쁘게 돈을 마련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마카님은 얼마나 불안하고 무서웠을까요.. 엄마도 엄마대로 참 많이 힘드셨겠지요.. 남편없이 홀로 아이들을 양육한다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거예요. 그것만이면 다행이겠는데 지속되는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엄마는 그 답답함과 어려움을 건강하게 해소하는 방법을 찾지 못한채 그 상황들에서 벗어나고자 하셨네요. 엄마의 삶만을 놓고 봐도 안타깝긴하지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마카님에게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어서 마카님이 현재 밖에도 나가지 못한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삶이 너무도 이해가 되고 무거운 마음 뿐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 그런 엄마이기에, 아직도 그렇기에, 앞으로도 그럴 것 같기에 두렵고 막막하고 답답한 마음이 드실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 중 하나는 엄마와 나는 엄연히 다른 각각의 개별 존재라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은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 무기력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 지금 당장 무얼할 수 있을지 모를 수 있고, 용기가 안 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최근들어 마카님이 나의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 글로 써보기도 하고, 그때의 엄마, 나의 모습 등을 알아가고 있는 것 자체가 마카님 안에 변화하고 싶은 욕구가 올라오고 있다는 신호이고, 또 이미 글을 쓰면서 그 변화는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마카님, 천천히 하나씩 하고 싶은 것을 해보셔요. 내가 엄마와 한 집에서 계속 지내는 한은 마카님이 걱정하는 엄마가 평생 내 발목을 잡을 것 같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게 되어요. 마카님이 해나갈 목표를 집으로부터의 독립으로 두고 그것을 이룰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나가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아주 작은 하나라도 매일 조금씩 해나가면 그것이 모여 무엇이라도 변화는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지역마다 건강가정지원센터와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어요. 그곳을 통해 필요하시다면 상담과 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해 보시면 좋겠어요. 엄마의 그늘이 아닌 마카님만의 밝은 빛으로 나아가실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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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rops
· 2년 전
엄마가 너무너무 외로우셔서 제정신이 아니신 거에요. 제발 엄마 한 번만 안아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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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rops
· 2년 전
@!7e6de62ce64665413b5 네 그러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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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2년 전
@!7e6de62ce64665413b5 얘기 해봤죠.. 순간만 불쌍한척.. 남자문제 들켰을때도 이제 가족만을 위해살겠다하고 잠깐 안놀러다니더니 또 슬슬 집에 있으면 심심하다 놀러나가서 며칠 집에 안올때도 있고. 최근에는 설마해서 집 등기 떼어봤다가 집담보로 일억 빚을 낸걸 알게되고.. 도대체 이 사람은 뭘까. 맨날 사고를 억대로 치는데 우리보고 어떻게 살라는걸까. 아빠한테 정말말하고 싶은데 어릴때부타 엄마는 있었어도 아빠는 옆에 없었던터라(평생 아빠얼굴본 횟수가 서른번쯤 될까 싶어요..) 엄마를 버리고 아빠에게 엄마의 흠을 다 이야기하는게 힘들어요. 엄마도 제발 그건 하지 말아달래요. 그렇다고 또 말 안하기엔 제가 어른인 엄마를 다그치고 감시하기가 힘들고 아빠한테도 미안하고. 항상 마음속에 그런 갈등이 있어요.. 부부사이에 자식이 끼는게 맞는건지도 모르겠고요. 아빠는 왜 우리집에 한번도 관심을 안가질까 원망스럽기도해요. 모든게 복합적이네요. 짧게 쓰느라 안쓴내용도 많고요. 상담사님 말처럼 제가 엄마를 놓으면 되는데 그게 정말 힘들어요. 양가감정이 들어요. 이렇게 당했는데도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서.. 도박센터에 가자고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절대 안받아들일거에요. 자기가 조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요. 이 외에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정상적인 엄마 딸 관계가 되고 싶은데.. 그동안 정상적인 가족으로 보이기 위해 우리모두 엄마의 잘못을 숨겨주고 심지어 자신까지도 속였던거 같아요. 우리가족은 문제 없다고… 가족 모두가 회피성인건지… 문제를 다 외면하고 누구도 해결을 안했어요. 이제는 조금이라도 움직여보려고 하는데 방법도 모르겠고.. 정말 엄마를 떠나는 것밖에 없는건지 더 고민해 봐야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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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rops
· 2년 전
@!7e6de62ce64665413b5 맞아요 그걸 이해해줄 의무는 없죠. 괜한 소리 한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