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아들이 아빠와 살겠다고 합니다.
몇년을 힘들어 하다가 작년 여름에 이혼을 하고 아이들과(아들1 딸1) 경기도로 이사를 왔어요.
그 과정에서 큰아이가 좀 힘들어 하기도 하고, 가끔 정신이 이상해 지는거 갔다고도 했는데, 저는 좀 지나면 괜찮아 질 줄 알고, 지켜보기만 했었는데요. (실제로 아이는 학교 생활도 그런대로 잘 했고, 친구 관계도 나쁘지 않았어요. )
나중에 듣고 보니 친구들과도 멀어질뻔 한적 있다고 하긴 했지만, 대체로 저와도 무난하게 지냈었거든요. 약간의 짜증같은건 사춘기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받아 주었고요.
하지만 그게 잘 못 이었어요.
좀 더 세심하게 보살피고 대화 하고, 필요하다면 병원이나 상담도 받으러 갔어야 했던 것 같아요.
혼자 조금씩 쌓아 두었던 감정이 폭발 했는지 아이가 주말엔 외할아버지 집에가서 자고, 주중엔 집에서 밥도 먹지 않고 말도 하지 않으며 지내다가 며칠전 아빠와 살겠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아이 맘을 돌이켜 보려고 노력했어요.
상담도 받게 하구요.
하지만 아이가 너무 강하게 요구를 했고, 결국은 아이 아빠에게 오늘 전화 해서 같이 살 수 있냐고 묻기로 했답니다.
아들이 아빠와 관계가 나쁘진 않지만, 아이 아빠 집에서 아이가 생활 할 수 있을까 걱정되고,(늘 바쁜 사람 입니다.) 만일 아이 아빠가 거절하면 어떻할지도 걱정 됩니다.
저는 나름대로 아이들을 위한다고 노력 했는데, 큰 아이의 반응은 너무 냉담 했어요.
아이들 아빠 직장 때문에 인도와 미국에서 살며 독박 육아로 정성들여 키운 아이들이고 이혼 과정에서도 충분히 설명 한다고 하고, 대화 한다고 했는데... 뭐가 잘못 된건지 모르겠어요.
아들은 내가 자기가 힘들때 '쌩깠다.'고 합니다.
저는 너무 마음이 아프고,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저는 신중하게 대처 한다고 지켜보고 기다렸는데... 그동안 나누었던 대화중에 제가 못 알아 들은게 있는거겠죠?
종종 엄마는 말이 안통한다고도 했었거든요
그게 이렇게까지 아들을 힘들게 했다니.... 미안하기도 하고...
어제 대화끝에 아빠만 허락 하면 그렇게 하자고 하니 무겁던 얼굴에 웃음이 번지더라구요.
오늘 아이 아빠와 통화를 하려고 합니다.
이혼을 결심 했을 때만큼 마음이 무겁고 내 삶이 엉망이 된 느낌 이예요.
매일 늦게 들어오고 아이들과 가끔씩만 놀러 다니고 했던 아빠에게는 아무 불만이 없고, 왜 정성들여 키운 저의 마음은 몰라주는지 서운하고 답답한 마음입니다.
딸과는 다른 아들의 반응이 너무 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생각이 많고 예민한 아이라 본인의 미래에 대한 걱정도 하는것 같고... (어제 대화중에 본인은 상공할 꺼라는 말을 갑자기 하더라구요.)
학업 스트레스와 가정상황이 아들을 힘들게 했겠죠?
제가 어떻게 행동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