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인 과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학교|배신감|도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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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인 과거
커피콩_레벨_아이콘naphone
·3년 전
언젠가 말하려고는 했지만, 이번 기회에 써보겠다. 5살 때 나는 미술 학원에 다녔다. 미술 학원이라고는 했지만 그림보다는 종이접기가 대부분인, 그냥 빈 시간에 아이를 맡기는 곳이었던 것 같다. 그냥 거기서 평범하게 감수성과 사회성을 길렀다면 좋을텐데, 평범하지 못했던 일이 하나 있었다. 다른 애들이 탁자 아래에 들어가서 노는 것을 본 어린 나는, 애들을 따라서 탁자 아래에 들어가서 놀려고 했다. 그러다가 무언가로 인해 성 도착증을 갖게 되었다. (성 도착증(19)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검색하면 대강 나온다.) 뭐가 나를 성 도착증이 생기게 했는지는 도저히 말 못하겠다. 왜냐하면 어떤 것에 성 도착증이 있는지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상한 취향이 있다는 것은 7살 때 알아차렸고, 그것이 성적인 취향이라는 것은 9살 정도에 알아차렸다. 그리고 11살 때에는 나의 증상을 성 도착증으로 규정한다는 것을 알았고, 인터넷에 있는 많은 글을 봤다. 어떤 글이었냐면, 전부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 찬 글이었다. 한마디로, 세상은 우리를 혐오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일도 있었는데, 엄마가 컴퓨터 검색 기록을 확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당시 '벤 10' 이라는 만화를 자주 봤는데, 그 만화에 나오는 외계인 종류가 대체 얼마나 되는지 검색을 해봤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엄마가 벤 10 외계인들을 확인하고 있었다. 성 도착증 검색 기록은 검색 후 지운 상태였지만, 아무도 믿어선 안된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다. 그렇게 11살 때 큰 트라우마를 갖고 중학생이 되었다. 중학교에선 왜인지 애들의 성욕이 폭발해서, 애들이 선정적인 이야기를 스스럼 없이 하곤 했다. 나는 성 도착증은 먼저 알았지만, 성행위는 이 때 인식했다. 부모님과 세상 모든 어른들에 대한 배신감이 상당했다. 그리고 나는 전혀 공감을 못하고, 오히려 역겹다고 생각했다. 그 즈음 눈치챘던 것이, 나는 성행위나 성적인 부위에 흥분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직까지도 그런 와중에 있고, 솔직히 난 가슴이나 무릎이나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중/고교 때에는 전문 의사들이 쓴 글도 여럿 읽었는데, 이 사람들도 정말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대학의 의대를 가려면 지식량도 나보다 많고, 견문과 시야도 나보다 넓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그분들의 주장은 전혀 나에게 공감을 부르지 못했다. 그렇게 나는 보편적이지 않은 성적인 성향을 갖고 지금까지 살아왔고, 지금이야 말을 좋게 할 수 있지만 정말 너무 자신이 싫었다. 수 없이 나의 이런 현상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하였고, 나는 이걸 논리로 설명하지 못했다. 그래서 세상에는 논리로는 설명이 안되는 것이 있음을 알았다. 조금 막말을 하자면.. 요즘은 이성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중을 받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구시대적인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그렇지만 아직 성 도착증은 그냥 ***/***이며, 나는 내가 뭔 잘못도 안했는데 그렇게 배정되어서 비난받는다. 어릴 때의 기억들 (인터넷 글과 댓글들) 때문에 아마 나는 아직 내 무언가를 숨기고, 말을 못하는 것 같다. 내 감정을 말하지 않고, 무언가 말을 하려면 타인들에게 판단당하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를 한다. 개인적인 공간 그런거 없다. 비난 들을 각오도 언제나 한다. 아마 이런 것들이 어릴 때 봤던 인터넷 속 말들을 깊게 마음에 담아뒀고, 이미 그것을 당연시하게 되었기에 이러는 것 같다. 이걸 바꾸기는 정말 너무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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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글쓴이)
· 3년 전
이런 얘기들이 과거로만 남았음 좋겠지만, 아직도 이러하다. 내일은 다른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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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enreo
· 3년 전
자세히는 모르지만 범법 행위를 하지 않는 다면야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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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글쓴이)
· 3년 전
@zoenreo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ㅋ 그걸 제가 말한다면 아무래도 신뢰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같네요. 제가 자신감이 없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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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ul0835
· 3년 전
잘못을 따지는 건 아니지만 성 도착증이 맞는지 이 글을 보고는 잘 모르겠네요. 성 도착증이라면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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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글쓴이)
· 3년 전
@HaYul0835 HaYul0835님도 이런 문제를 겪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에 오시면 바로 아실 것 같네요. 자기가 흥분하는지 아닌지도 모르진 않죠. 그럼에도 오랜 기간 따져봤고, 애초에 애매한 수준이 아니라서 확실했어요. 치료에 대한 생각 자체는 있지만, 그분들이 저를 낫게 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기도 합니다. 돈이 어디서 샘솟는게 아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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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17
· 3년 전
남한테 피해를 주거나 마카님께 해가 되는 게 아니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일단, 그래도 naphone님은 naphone님이시니까요. 응원할게요..! 더해서 사실 응원할 만한 일도 아니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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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글쓴이)
· 3년 전
@Rs17 이 글 보셔도 괜찮으신가요..? !? 뭐 하긴 요즘 애들은 더 빠르다보니 상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 저를 포함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문제는 애인이 절 받아들이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이기도 하니까, 어쩌면 별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있어요. 그러게요~ 괜찮다고 생각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도 같고~ 응원해 주셔서 고마워요! ㅋㅋ 전 언제나 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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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17
· 3년 전
그럼요..!ㅋㅋㅋ 저도 알 건 다 알아요....// 굳이 그런 얘기를 잘 안해서 그렇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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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Hope99
· 3년 전
저번에 스쳐지나가듯 인터넷 사람들의 비난 섞인 댓글들로 상처가 되어 속얘기를 하기 어려워졌다는 글을 본 기억이 나요.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 상처가 깊이 파고들어갔을텐데... 안타깝네요.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화도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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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phone (글쓴이)
· 3년 전
@66Hope99 그 댓글을 기억하셨군요.! 자기 행동의 여파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 같아요. 그래도 뭐,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걸 안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