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가족에게 알려야 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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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가족에게 알려야 할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sder
·3년 전
이게 이렇게 상담에 올릴만한 적절한 고민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조언이 필요해서 올려봐요. 긴 글이지만 읽어주시고 도와주시면 정말 좋겠어요... 전 원래 전형적인 장녀 스타일이라서 아픈거나 문제생겨도 표현 안하고 일부러 말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티도 잘 안나요. 우울증도 마찬가지로 굳이 밖에서 꺼내지 않아서 아는사람이 별로 없어요. 당연히 가족들도 모르고 벌써 4년차네요. 처음에는 그냥 견디면 지나가니까 굳이 말할만한 일도 아니고 그래서 밖에서는 티 안내고 지냈는데 최근 반년정도는 좀 버거웠는지 티가 나나보더라구요. 갈수록 자꾸 깜빡하는 일이 늘어나고 무기력하고 만사가 귀찮고 왜 살아야하는지 모르겠고 그런데 이 모든게 우울증이라는걸 제외하면 설명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기본적인 일조차도 못하고 전같지 않은 제 모습이 부모님한테도 낯설었는지 계속 왜 그러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제가 매번 피곤해하고 예민하게 굴고 다 귀찮아하고 의욕없어하고 그래서 그런가봐요. 저 원래는 되게 욕심이나 의욕도 많은 사람이었거든요. 근데 차마 우울하다 그냥 당장이라도 죽고싶어서 그렇다고 말할수가 없어서 모르겠다고 귀찮다고만 하고 넘겨버려요. 설명하기도 힘들고 우울증이라는 걸 알려야할지도 모르겠어서 고민하는 사이에 부모님은 영문도 모른 채 그냥 제가 엇나가는걸로 오해하시고 그렇게 관계의 골이 깊어져만 가요. 이걸 어떻게 할지도 모르겠고 지금의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이미 충분히 벅찬 상태라 외면하고 방치하고 있는거같아요. 전 가족들과 떨어져 외국에서 유학중이라 연락을 하지 않으면 일시적인 상황들은 모면할 수 있거든요. 사실 거의 모든게 우울증이라는것 하나만 밝히면 다 설명될텐데 그러지 못하는 지금은 정작 핵심은 빼놓은채 둘러대는 제 스스로가 답답하고 부모님은 이유도 모르고 고민이 깊으신듯 해요. 제가 그런데도 이걸 말할수 없는건 부모님께 더 이상 짐이나 상처를 드리기 싫어서에요. 전 성격이 그닥 둥글지도 않고 딸 주제에 살가운 편도 아니에요. 오히려 무뚝뚝하고 까칠하고 예민해서 항상 집에서는 제가 폭군이었고 제가 의도하지 않아도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제가 상처입히는 쪽, 부모님, 특히 엄마가 상처입는 쪽이었어요. 저희 엄마는 여리고 섬세하신 분이라 스트레스 받거나 그러면 항상 앓아누우시곤 해요. 저랑 말싸움하거나 신경쓰이는 일이 생기면 엄청 큰 병이 아니더라도 누가봐도 안색이 안좋고 밥도 제대로 안드셔서 살도 금방 빠지시고요. 그런 모습에 아빠는 당연히 엄마편에 서서 저를 타박할 수밖에 없었겠죠. 제가봐도 저는 나쁜년이 맞아요. 우리집에서는 항상 제가 고장난 톱니바퀴 역할이었거든요. 저랑 싸우면 집안이 다 뒤집히는데 제가 없으면 자질구레한 일들 빼면 모든게 평화로운듯 하더라구요. 이야기가 다른쪽으로 빠졌는데 어쨋든 우리 엄마는 착하고 여리고 약한데 제가 우울증이라고 말하면 그땐 엄마가 정말 쓰러지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걸 본인 탓하면서 앓아누우셔서 또 살이 엄청 빠져버리면 어떡하죠. 엄마는 걱정도 많은편이셔서 지금 당장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하실지도 몰라요. 그리고 코로나때문에 아빠가 직장을 잃으신지 1년이 다돼서 우울증이라는걸 밝히고 만약에 치료를 받게 되면 그 비용이나 그런것도 부모님께 지워드리고 싶지 않아요. 전 충분히 나쁜 자식인데 계속 일들이 제 의도와 다르게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거같아요. 그냥 둘다 답답하더라도 시간이 약인걸까요 아님 말씀드리는게 맞을까요? 사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버거운데 저는 뭘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말씀드리지 않는다면 전 저 혼자 어떻게 버텨가야할까요? 도와주세요..
답답해우울의욕없음걱정돼혼란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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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최영진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마카님 자신을 안아주세요
#우울
#의욕없음
#괜찮아
#힘들어도괜찮아
#넌소중해
소개글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최영진입니다. 마카님의 사연을 함께 나눠 주셔서 감사해요.
📖 사연 요약
마카님께서는 현재 우울증을 앓고 계신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증상으로 자주 깜박하는 일이 늘어나고 무기력하고 의욕이 없으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러나 장녀 스타일이라서 가족들에게 우울증이라고 말하지 못해서 가족들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코로나로 인해 집안도 어려워졌고 엄마는 연약하시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우을증을 겪고 있는 것을 가족들에게 털어놔야 하는지 고민하고 계신 상황이네요.
🔎 원인 분석
일단 타국에서 혼자 우울증을 경험하고 계시다니.. 마음이 많이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유학 경험이 있어서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정신적으로 힘들다는 것은 견디기 쉽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렇게 견디고 계시고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해 볼 수 있을까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보고 계시는 마카님이 대견스럽네요.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마카님의 사연에 답변을 해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 우울증상을 경험하고 계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타국의 유학생활 때문일까요? 아니면 마카님께서 예전부터 겪고 계셨던 문제 떄문 일까요? 마카님의 사연을 바탕으로 생각해 본다면 "전형적인 장녀 스타일" "표현 안하고 티도 잘 안 내는 성격" 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어떤 일이든지 남들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성격은 독립적이고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모든 일을 혼자서 다 해결하려다 보면 마카님 내면에 심리적인 어려움들이 쌓일 수 있어요. 여러 감정들이 필요한 순간에 해소 되지 않고 쌓이다 보면 마카님을 힘겹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밖으로 괜찮은 척, 안 아픈 척을 하다보면, 남들은 마카님이 어떤 상황인지 잘 모를 수 있고 그러다보면 우울한 감정들이 들거나 마카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욱 들 수도 있어요. 누군가에게는 마카님의 이야기를 해야 해소가 될 수 있고 마카님도 남들에게 이해 받고 싶은 마음도 있을 거에요. 2. 마카님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함 -> 가족들과의 오해와 갈등 -> 관계 악화 -> 솔직하지 못함 -> 오해와 갈등 -> 관계악화.... 1번에서 언급해 드린 것 처럼 마카님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면 남들에게도 솔직할 수 없고 그러다보면 오해나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또한 이런 패턴이 지속되다보면 우울한 감정이나 마카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비합리적인 생각들이 더 들 수 밖에 없고 결국 부정적인 사이클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요. 그렇다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카님의 사연 내용 중에 마카님이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게 만드는 비합리적인 신념이나 경직된 사고는 "나는 강해야 한다(완벽해야 한다)" "약하게 보이면 안된다" "나는 나쁜 자식이다" 때문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의 큰 고민 중 하나는 가족에게 우울증이라고 말을 해야 하는지?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지? 인 것 같아요. 저는 위에서 두 가지로 나눠서 말씀 드린 것처럼 두 가지로 말씀드려 볼께요. 1. 제 생각에는 가족에게 말하고 안하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카님의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서, 그리고 우울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 물론 혼자서 너무 견디기 힘드시고 자살충동까지 드시다면 꼭 귀국하셔서 가족들에게 이야기 하시고 치료 받으시길 권장해요. 학생이시라면 한국에서도 무료 심리상담을 받으실 수 있으니까요!! 현재 유학중이라고 하셨는데 마카님의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지, 학년이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해요. 어느 국가에서 유학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현지에서도 심리상담을 받아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공부하던 곳에서는 한인 유학생들이 종종 상담을 받으러 갔었거든요. 물론 저도 경험이 있고요. 먼저 마카님께서 겪는 우울증상의 출처를 파악하는 게 중요해 보여요. 그리고 출처를 파악하셨다면 우울증상이 현재 마카님의 생각이나 감정,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알아보셔야 해요. 일반적으로 생각은 감정에 영향을 미치고, 감정은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든요. 그렇다면 마카님이 가지고 계시는 1)마카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2)비합리적인 사고들, 3)경직된 사고(should나 must) 를 꼭 찾아보시고 수정해 주시는 게 좋아요. 한가지만 예를 들어보자면, 혹시 마카님께서 "나는 강해야 한다(완벽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반박해 보시고 마카님을 변호해 보시는 연습을 해 보시는 거에요. 1) 나는 조금 부족하면 안되는 것인가? 왜 안되는가? 2) 내가 모든 면에서 강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잘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잘 못 하는 부분들도 있지 않을까? 또한 마카님의 생각을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세요. 마카님이 가지는 생각을 주변의 친구가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그 친구를 볼 때 드는 생각과 마카님 자신을 볼 때 드는 생각이 동일한지, 다르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등.. 이런 연습들을 통해 인지적인 왜곡을 찾아내시고 수정해 주신다면 좀 더 나아지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2. 마카님의 감정에 솔직해져보는 연습 가족들에게 말하는 부분에서 주저하는 마카님에게 필요한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마카님께서는 마카님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계세요. (타인의 부당한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계세요.) 마카님께서 장녀 스타일이시고 남들에게 잘 표현하시는 게 어렵다고 하셨는데 이 부분에서 연습을 하신다면 부모님께 이야기 하시는 것도 덜 어려우실 것 같아요. 물론 한 순간에 변화가 되진 않을 거에요. 단계별로 연습해 보시길 권유드려요. 1. 마카님 자신에게 솔직하고 마카님 자신을 존중하기 마카님은 마카님 자신에게 얼마나 솔직하게 반응하시나요? 그리고 마카님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존중하고 계시나요? 남들에게 자유롭게 표현하기 앞서 마카님의 감정에 솔직해보세요. 슬플 때는 슬퍼해도 되고, 아플 때는 아파해도 되니까요. 2. 친한 사람들에게 솔직해보기 나 자신에게 충분히 솔직할 수 있다면 주변에 마카님이 편하고 친한 사람들에게 연습 해 보세요. 사소한 것이라도 예전에는 말하지 않고 혼자 덮어두었던 생각이나 감정들이 있다면 조금씩 조금씩 표현해 보시기를 권유드려요. 3. 가족들에게 솔직해보기 1번과 2번이 잘 되신다면 가장 표현하기 어려운 대상인 가족들에게 솔직해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첫 술에 배부를 순 없겠죠. 조금씩 조금씩 단계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전문적인 상담을 통해 마카님께서 겪고 계시는 우울증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접근해 보시길 권유드려요. 유학하시는 나라에도 중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도 무료로 진행되는 심리상담들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좀 더 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나 자신을 인정하고 표현할 수 있다면 더욱 적응적으로 지내실 수 있을 거에요. 더 나아가 가족들에게도 솔직할 수 있게 될 수 있을 거에요. 이런 과정을 통해 마카님이 정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거에요. 타국에서 유학생활하시는 마카님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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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lookblue1
· 3년 전
저는 개인적으로 말씀 하셨으면 좋겠어요 아픔도 나누면 그 크기만큼 줄어드니까요 얘기하고 말지는 작성자 분 마음이겠지만 부모님께서는 아마 작성자 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강하실 거예요 그러니 너무 걱정 말아요 부모님도 아시길 원하실 거예요 제가 만약 부모고 제 자식이 우울증에 걸려 힘들어 하고 그걸 자신에게 얘기를 안 하는 이유가 내가 힘들거라는 이유라면 다 아프고 힘들어 할 것 같애요 물론 지극히 제 주관적인 생각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