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정이 안가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상담|죄책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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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정이 안가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ororarara0
·4년 전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쭉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컸어요. 3살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엄마는 얼굴도 모르고 한 번도 만난적도 없어요. 할머니의 하소연을 어릴 때부터 듣고 자라서 뭐 해달라, 사달라 졸라본 적도 없어요. 미안해서요. 가족들한테 많이 혼나면서 자랐고 상처도 많이 받고 자랐어요. 10대 이전 모습들이 잘 기억이 나지도 않아요. 생각하기 싫은가봐요. 혼자 다독이면서 그렇게 버티다가 어른이 되었어요. 지금까지 스스로 잘 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엄격함이 저를 이렇게 강하게 키웠다고 생각했었어요. 근데 그게 아니었나봐요. 가족한테 정말 정이 없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러고 느꼈어요. 저는 같이 있는거보다 혼자 있을 때가 더 안심이 돼요. 가족인데 정말 관심도 생기지 않고 위로도 받고 싶지 않아요. 눈물이 나요. 속상하고 슬픈데 뭐 때문에 그러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술 마시면 항상 자는 저를 깨우고 일어나지 않으면 혼내고 뺨도 때렸던 아빠가 어느 순간부터 관심가져주고 저때문에 속상하다는 태도를 보이면 눈물이 나요. 슬퍼서도 아닌데 모르겠어요. 할머니의 모진 말을 다 참아냈는데 가끔 저때문에 속상하다는 태도를 보이면 눈물이 나요. 본인이 제게 했던 말은 생각을 못하시는지 제가 모질대요. 주변에서는 진지하게 상담을 받아보래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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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천민태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4년 전
미워도 밉다고 말 하지 못하면 마음에 병이난데요.
#우울
#우울감
#냉정함에는이유가있지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사 천민태입니다.
📖 사연 요약
가족에게 기대고 자라지 않았고 기대하고 자라지 않았으며 모진말도 잘 견디고 살아서 잘 컸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부심들이 무너지는 순간들을 경험하고 계시네요. 가족들에게 정이 없다는 말을 들었지만, 한 편으로는 "관심 가지 않는 걸 어떡해? 나는 위로 받고 싶은 마음 조차 없는데?" 그런데 이유 없이 슬프고 속상한 마음이시네요.. 제가 마카님의 마음을 잘 이해했을까요?
🔎 원인 분석
내가 남에게 관심을 받았다는 기분이 충분히 든다면 내 마음이 만족스럽고 관심을 준 사람에게 고마움이 생기고 또, 관심을 준 사람에게 관심이 가고 정이 가는 것이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지요. 그런데 마카님은 가족들에게 전혀 관심이 가지 않고, 또 가족들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 조차 들지 않고 있으십니다. 정말로 그런 마음이 든다면 아주 어린시절의 기억이 잘 나시지는 않겠지만, 아마도 그 시절 관심을 내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갖지 못하고, 기대어 본 경험이 있다는 느낌이 별로 없으실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태어나면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욕구가 있습니다.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습니다. 이런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욕구는 인간이 태어나면서 보호자에게 느끼는 아주 당연한 욕구입니다. 그리고 아기들은 이런 욕구들이 좌절이 되면 아이들은 화를 내며 미워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자지러지게 웁니다. 아주 큰 소리로요. 목청껏! "배가 고파요!!" "기저귀가 젖었어요!" "날 좀! 봐줘요!" 그때 비로소 다른 일로 바빴던 양육자들이 달려와서 뒤늦게라도 아기의 불편감을 해소시킵니다. 관심을 돌려받고 사랑을 돌려받는 경험을 합니다.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마음이 좌절되면 사람의 마음에는 '강렬한 미움'이 일어납니다. 자연스러운 이치입니다. 그래야 생존의 확률을 높힐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른이 보았을 때 사랑과 관심이라고 가볍게 여기겠지만 아기들에게는 부모의 사랑과 관심은 생존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너무 어린시절에 부부의 잦은 싸움에 놓인 아이들은 살기 위해서 자신의 욕구를 누릅니다. 죄책감이라는 형태로요. 아이가 자신의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은 욕구를 감추는 이유는 양육자의 감정적인 양육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동물적인 감각으로 분위기를 파악하고 그에 맞게 자신의 욕구를 줄입니다. 이럴 때 생긴 지속적인 죄책감은 한 사람의 감정패턴이 됩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다른 인간관계에서도 나는 잘 참는 편이고,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잘 요구하지 않게 됩니다. 잘 기대하지 않지요. 감정적으로 호소하려 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우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호소하는 사람들이 혐오스러울 수 있습니다. 친구관계에서 나는 대체로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위로도 잘 해줍니다. 그런데 정작 내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은 잘 모르겠고 나의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만일, 이런 인간관계를 하고 계시다면, 그 흔적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엄마로부터 강제로 떨어진 아이가 할머니의 손에 자랍니다. 다행히 돌봐 줄 사람은 있지만 엄마로부터 강제로 떨어진 상처가 남아있지요. 거기에 이제 나를 돌봐줄 사람의 하소연이 시작이 됩니다. 아이는 그 하소연을 잘 들어줍니다. 때로는 불쌍한 마음도 들지요. 그렇게 남의 욕구와 감정을 다 받아주고 덤덤하게 참고 살아왔지만 나의 욕구는 어디 갔을까요? 내가 사랑받고 관심받고 기대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사라진걸까요? 아닙니다. 사랑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좌절되어 남은 '미움'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응어리로 남아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불쌍한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의 원리입니다. 미움이 있는데 밉다고 하지 못하는 이유는 상대에 대한 불쌍한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카님이 할머님의 하소연을 듣고 이유없이 흔들리고 미안해진다면 그 불쌍한 마음이 남아있어서 일 것입니다. 하지만 미워하는 마음은 내 무의식 깊은 곳에 응어리를 만들고 내 안에서 냉정하게 이런 말들을 하곤 합니다. "인생은 다 외로운 거야~" "나는 관심을 요구하지 않았는데 왜 나한테 관심을 요구해?" "나는 위로받고 싶은 마음조차 없는데 왜 나한테 위로를 요구해?" "내가 어떻게 참아왔는데? 나한테 이렇게 대해?" 이런 마음이 안에 자리 잡혀 있는 상태라면 내가 보여주는 행동들은 상대방들에게 '냉정'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족들은 나의 심정을 전혀 모르고,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적어드렸던 이야기들은 상담심리학의 어떤 이론에 기초한 소설과 같은 이야기 입니다. 마카님께서 정성껏 이야기를 적어주셨지만, 마카님의 경험을 모두 다 알기에는 부족하기에 제가 적어드린 모든 이야기들은 모두 추측에 불과할 뿐입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위의 이야기가 모두 마카님의 삶의 이야기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마카님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될 수 있고 이해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말씀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타인들은 나의 속사정을 거의 모릅니다. 너무나 신기한 것은, 객관적으로 같은 부모님 밑에서 같은 경험을 하고 자란 쌍둥이도 둘은 서로의 마음의 속사정은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만일 정말 가까운 형제나 자매가 있다면 어떤 기회가 생겼을 때 한번 물어보세요. " 나 사실은 살아오면서 뭘 원하는지 말 잘 안하고 살았어. 그거 알아?" " 나 사실은 가족들이 많이 혼내서 많이 참고 살았어. 그거 알아?" "나 사실은 할머니의 말에 상처를 정말 많이 받아왔어 그거 알아?" "사실은 나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기대고 싶어. 나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었어." 아마도 거의 모를 것입니다. 내 안의 이야기는 누군가 알아야 합니다. 혼자서 해결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감당할 수 없는 마음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통해서 해소되어야 합니다. 안에 있는 미움의 응어리는 밉다고 말해야 마음의 병이 낫습니다. 내 안에 있는 응어리 같은 이야기들은 어딘가에 풀어내야 과거의 경험들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다면 자주 마인드카페에 들려 누군가 보도록 과거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보세요. 일기를 써 보는 것도 좋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나의 살아온 삶들을 정리하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다른 마카님들로부터 위로를 받으실 수도 있고 마인드카페에서 활동하시는 상담사님께서 답변을 해주실 수도 있습니다.
정말 적극적으로 과거의 아픔들을 풀어내고 현재에 집중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상담을 추천해 드립니다. 너무 어린시절에 입은 상처는 스스로 풀어내기에 어려운 과정일 수 있습니다. 상담사들은 마음의 원리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전문가들입니다. 마카님의 마음은 이해될 수 있습니다. 아픔도 덜어낼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마카님께서 과거의 아픔에서 벗아나서 자유롭게 되시기를 두 손 모아 염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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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l8281
· 4년 전
마커님 마커님은 그 누구보다 특별해요. 아르바이트를 하셔서 독립을 하시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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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ds
· 4년 전
미워도 밉다고 말하지못하면 마음에 병이 생긴데요..상담사의 뛰어난 공감능력과 표현력에 감탄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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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stal76
· 3년 전
@azds 천민테 상담사님의 글은 제 이야기를 하는것 같네요 상담사님께서 제시해주신 방법에 완전 공감합니다 저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털어내려고 이 앱에 가입 했는데 정말 찰 한것 같아요 벌써부터 위로가 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