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부모님으로 부터 정신적으로 독립할수 있나요?
어렸을때부터 저희 엄마는 몸이 약하셨습니다. 제기억속에 엄마는 주로 누워계셨죠.
그에 비해 저는 아빠를 닮아 어렸을때부터 체격이 좋고 건강한 편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엄마는 주로 저에게 의지를 많이 하셨습니다.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엄마를 닮아 몸이 약했던 동생을 돌보는것도 함께 놀아주는것도 학원을 알아보는것도 전부 저의 몫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가 아주 저희를 던져놓으신건 아니었지만 어린시절을 돌이켜보면 그렇게 까지 보호받거나 보살핌받은 기억이 나지는 않는것 같아요.
엄마가 주로 어린시절에 얘기하셨던 얘기가 있습니다.
"엄마가 지금 몸이 힘들고 니가 누나니까 니동생을 잘돌봐줘야한다"
그말이 항상 제 삶의 어떤 의무가 되어 머리속에 맴돌았던것 같아요.
엄마는 몸이 약하니 내가 보살펴드려야한다.
나는 누나니까 동생을 돌보아야한다.
아빠는 자기가 먼저인 분이십니다.
자기의 꿈이 가장 중요하고 자신이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것 웃긴일이라고 얘기하시는 분이세요.
그러다보니 자주 집을 나가셨고, 연이은 사업실패로 집안의 경제를 힘들게 하셨죠.
게다가 바람도 두어차례 피우시면서 저희가족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게하셨습니다.
윽박지르고 물건을 던지고 험한말 하시는걸 매일같이 하셨죠.
너무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제가 성인이 된이후로 부터 엄마는 방패막이로 저를 앞세우셨어요.
화가나있는 아빠를 달래드리는것도 제몫이고 언제 화내실지 몰라 눈치만 보면서 비위맞춰드리는것도 제몫이었습니다.
엄마를 떠올리면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느낌보다는 내가 돌봐야할 어린아이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많이 건강해지셔서 엄마의 일도 하고 계시는대도 지켜보면 불안하고 왠지 내가 뭔가 해줘야할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많이 불편합니다.
엄마는 이제와서 제가 엄마를 안타깝게 바라보는것은 굉장히 싫어하십니다.
니가 엄마를 엄마로 안본다며 저에게 크게 화내고 제머리를 때리신적도 있으시죠.
엄마는 자꾸만 자식들이 자신을 엄마로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드시는지 그런생각이 드실때마다 역정내시고 자존심 상해 하십니다.
저는 솔직히 제가 고아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인 고아요. 엄마도 없고 아빠도 없는 사람이요.
엄마에게 더이상 엄마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으니 마음이 아프면서도 편안해지더라구요.
더이상 힘들기싫어 그냥 저를 고아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엄마나 아빠가 감사하지가 않습니다.
어버이날에 관습적으로 선물해드리지만 마음으로 부모님께 감사해본적이 있었는지 잘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아빠가 이제 저도 커서 자식을 둘이나 대리고 있으니 니생일에 축하받기를 바라는게 아니라 낳아주신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해야한다고 하시더군요.
그게 도리인거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제가 원해서 태어난것도 아닌대 태어나 이 힘든 생활을 버티고 또 버티며 살아왔는대 어째서 부모님께 감사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남들에게 내놓고 할얘기는 아니지만 제 솔직한 심정이 그래요.
그런대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제자식을 어떻게 키워야할지도 잘모르겠습니다.
이제 그만 부모님에게서 받은상처나 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습니다.
내 가족안에서 새로운 나날들을 살아가고 싶은대 문득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힘든일들로 인해 주춤주춤하게 되어 힘들고 원망스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과거의 기억들로 부터 벗어나고 앞으로 나아갈수 있을까요?
부모님에게 얽매여 원망하고 불평하는 저를 이제 그만 벗어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