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졸업을 못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밝히기 두려워요가족들이 제 졸업을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졸업을 못 하게 되어서 어떻게 밝혀야 하나 고민이 심해요.
저는 재작년부터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려운 삶을 살아왔고, 그래서인지 매 학기마다 꽉꽉 채워서 수강신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공학점이 모자라요. 전공학점은 계절학기로도 채울수가 없는데 대신 현장실습을 하면 채울 수 있어요.
한 업체에서 제가 현장실습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래서 제 신상정보도 알려달라 하고 학교 관련 이런저런 정보를 엄청 요구해서 거의 체결 직전까지 갔어요. 그런데 갑자기 자기들 멋대로 파기를 해서 무산이 됐고, 그동안 기간이 흘러버려 저를 받아주겠다는 업체가 나타났지만 못 하게 되어버렸어요. 죽이고 싶다 첫번째 업체..그 업체가 말 바꾸지만 않았어도 지금의 저는 행복했겠지요.
저희 어머니는 암환자이십니다. 몸도 마음도 아프신데 제가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고 계세요. 제 직업이 졸업을 하면 바로 취직되는 직업이거든요. 근데 이번에 졸업을 못하면 내년으로 밀려요. 엄마는 이걸 알면 쓰러지실 거예요(당장 졸업하길 바라시기 때문에). 게다가 저를 오빠가 많이 도와줬늗데(같이 살면서) 오빠가 화나면 엄청 무서워요. 그래서 벌써부터 온몸이 떨리고 눈물이 나요. 어머니가 마음도 많이 약해지셔서 충격받으면 쓰러지시는데, 저 때문에 더 악화가 될까봐 너무 두렵고, 또 저를 이렇게 만든 현실이 화가 나요.
그나마 아빠가 나아서 아빠에게 편지를 쓰려고 하는데, 편지는 아빠 혼자 읽으신다 한들 결국은 가족 전체가 알아야 하니까 너무 무서워요. 제가 모태신앙이라 이것저것 끝없이 노력하면서 예수님께도 빌었는데, 자꾸 외면하고 도리어 악화만 되어서 이제는 예수님 믿은게 후회될 지경입니다. 정말 어떡하나요?
자식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 동안 혼자 앓느라 힘들었겠구나'라고 말하는 가정도 있겠지만, 저희 가정은 아무리 봐도 이것과는 거리가... 제가 정신과약도 먹고 대면상담(상담사가 안 맞아서 교체중)도 하고 매일 운동도 하고 재밌는 것을 찾아봐도 기분은 자꾸 바닥을 쳐요. 온 세상이 저를 싫어하고 아무도 지지 안 해주니 그냥 지구가 망했으면 좋겠어요. 어떻게 전해야 하나요. 너무 무서워요...